오늘은 제가 한번도 친구들에게 털어놓은 적이 없던, 조금은 무거운 얘기를 털어내볼까 합니다. 21년도 5월 말, 훈련소에 있을 때 인편으로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편지를 읽자마자 패닉상태로 동기들과 함께 근무중이시던 분대장님께 찾아가 사실을 알렸고, 병장이시던 분대장님께서는 본인이 다 책임질테니, 아무 걱정 말고 지금 당장 전화하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1시간 가량에 걸쳐 여러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 상황을 물어보니 친구가 인스타에 유서를 올리고 3호선이 지나가는 동호대교에서 투신자살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논산에도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씨였는데 서울도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2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인 친구를 발견하여 건대병원 응급실에서 CPR을 수차례 시도하였으나 결국은 생을 마감하였다고 합니다. 고향도 같고 대학 기숙사도 같이 써서 매주 한번씩은 저녁을 같이 먹을 정도로 친한 친구였는데, 한순간에 친구를 잃었다는 사실에, 훈련소라 친구의 마지막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비통했었는데, 당시 좋은 분대장님과 동기들을 만나서 무사히 훈련소 수료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같은 분대였던 96년생 현준이형이 인생선배로써 밤새 저를 달래주었던게 기억에 납니다. 군대가 항상 힘들다고 찡찡댔었던 저인데, 사실 그 때보다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양홍원의 슬로모 파티에서 ROLEX를 들었을 때 3년전 그때의 감정이 북받쳐올라서 온 몸에 전율이 흐르고 눈물이 맺혔는데, 그때의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이렇게나마 친구를 기억하고 싶어서 영상을 올립니다. 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해보니 변한 건 하나도 없는데, 친구가 없다는 사실만 변했다는게 너무 힘들었고, 학교동기들과 술을 마시는데 그 친구의 얘기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게, 또 그걸 듣는다는게 너무 힘들어서 술자리를 뛰쳐나왔던 기억도 있습니다. 작년에 저도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아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빠져 정말 무너질 뻔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친구를 떠올리며 버텨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지금 회복하고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도 그 친구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학년 때 경영대에 전과해서 군 전역하면 친구와 함께 경영학과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프네요. 사실, 이번 겨울에 창모의 ‘우리아가에게 쓰는 편지’도 그 친구가 피아노 치는 영상을 올릴 정도로 좋아했던 곡이라서 꼭 제가 친구에게 이렇게나마 들려주고 싶어서 아득바득 연습했던 것입니다. 훈련소 오기 전에 한양대 노천극장에서 같이 맥주 한 캔 하면서 미래에 대한 얘기를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훈련소 때 인편을 제일 먼저 써줬던 친구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더 그립네요. 시간이 지나며 이제는 감정이 많이 무뎌졌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깨진 유리창을 다시 붙여봐도 금이 가 있는 것처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준호야 보고싶다. -240312 신설동에서
@loljeans
6 ай бұрын
ps. 이 노래가 그 친구에게 닿기까지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아직 기억하고 있다고, 우리가 아직도 너를 기억하고 있다고..
@loljeans
6 ай бұрын
친구의 부고 소식 = 돌이킬 수 없는 슬픔 시계 = 시간을 뜻하는 직접적 대상 제 아무리 시계가 시간을 돌릴 순 없는 거 알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장 가치있는 시계를 사겠다. 이 시계라면 그나마 내 바램을 조금이라도 들어주지 않을까란 간절함. "난 너에게 돌아가고 싶어도 안되는 걸" "롤렉스를 살 거야 난" - melon 베스트 댓글 ('Yenzi')에서
@loljeans
6 ай бұрын
시험을 전부 말아먹었지 내 친구의 죽음에 몇 천 명 앞에 난 슬퍼서 미안해 또 내가 많이 늦은 걸까 나랑 같은 과잠을 입은 사진이 걸려있네 나는 너에게 돌아가고 싶어도 안 되는 거래
@user-qq7uq2mw9v
5 ай бұрын
썸네일 숲튽훈인줄
@qjjsjvhsjdjj1136
6 ай бұрын
형님 감사합니다 ㅠㅠ 다른것도 풀어주세요
@loljeans
6 ай бұрын
듣고싶은거 있나여?
@qjjsjvhsjdjj1136
6 ай бұрын
@@loljeans 아무거나 다 괜찮습니다!
@loljeans
6 ай бұрын
@@qjjsjvhsjdjj1136 오케오케 노엘 킫밀것도 올릴게여
@bohyunyun8320
6 ай бұрын
흰길.... 제발 올려주세요 !!! 감사하겠습니다 @@loljeans
@loljeans
6 ай бұрын
@@bohyunyun8320 저한텐 영상이 없어서 유튜브 채널 ’양홍원이좋은걸우뜨카라고‘님께 올려달라고 하겠슴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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