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모어 징크스에서 말끔하게 벗어나
발라드의 시대를 연
변진섭 '너에게로 또 다시'
* 노랫말
그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짙은 어둠에서 서성거렸나
내 마음을 닫아 둔 채로
헤매이다 흘러간 시간
잊고 싶던 모든 일들은
때론 잊은 듯이 생각됐지만
고개 저어도 떠오르는 건
나를 보던 젖은 그 얼굴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려도
때로는 모진 말로 멍들이며 울려도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너
너에게로 또다시 돌아오기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려도
때로는 모진 말로 멍들이며 울려도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너
너에게로 또다시 돌아오기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 깨알같은 정보
1987년 '우리의 사랑이야기'라는 자작곡으로
MBC 신인가요제에서 눈도장을 찍고 화려하게 데뷔한 변진섭.
(1집 발매 전, Omnibus Vol.2라는 앨범에 '이별 뒤의 모습'이라는 곡을
취입한 바 있다)
가족의 반대로 독집 한 장만 내놓고 일반인 생활을 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독집이 밀리언셀러를 기록,
전업 가수로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쌍용기획 엄용섭 대표는 변진섭 독집 때문에 집을 담보로 내놓을 만큼
상황이 좋지 못했으나 대박이 나서 신사동 가로수길에 빌딩 한 채를 세웠다.
2집 타이틀곡 '너에게로 또다시'는 원래 최호섭에게 갈 예정이었다.
최호섭 2집 수록 예정곡이었던 셈.
하지만 앨범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결국 변진섭에게 돌아가 대박이 났다.
(2집에 심의번호 오타가 있는데, 8910-8979가 맞다)
당시 히트곡이 하나 터지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곤 했는데
이 곡도 마찬가지였다.
변진섭이 주연으로 섭외되었으나
자신은 영화배우로 다가갈 자신이 없다 해서 고사했고
결국 최수종이 대신했다.
동명의 영화에서는 최수종 하희라 부부
그리고 김민종의 풋풋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변진섭은 다행히(?) 카메오로 출연했으며, 주제가도 맡았다.
변진섭 2집은 재밌는 후일담이 많다.
후속곡 '희망사항'은 무명의 여대생 작곡가가 변진섭에게 주려고
만든, 당시로써는 보기 드물었던 스타일의 음악이었다.
변진섭은 녹음도, 트랙리스트도 모두 다 정했고 앨범이 다음주 발매된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다음 앨범에 넣겠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그 작곡가는 안 그러면 이문세한테 곡을 주겠다며 두둑한 배짱을 보여주었다.
'에이, 이번 한 번만 넘어가야지'
결국 하루만에 녹음하고 앨범 마지막 트랙(심의번호 8910-8990)에 수록했는데,
'너에게로 또다시'와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 경쟁을 자주 할 만큼 인기를 끌었고
한동안 수많은 유행을 낳기도 했다. (2010년 태양 'I Need A Girl'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노래)
그 작곡가는 다름아닌 노영심. 이후 3집부터 변진섭의 앨범에 자신의 작품을
넣을 만큼 오랜 친구사이가 됐다.
노영심 역시 이 후광을 받아 김광수의 이오스사운드에 픽업되었고,
첫 앨범 타이틀로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래를 발표했다.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는 불우이웃돕기 등
여러 캠페인에 자주 어울리는 곡으로 선정되어
활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테디셀러로 남았다.
박주연, 신윤미, 최호섭, 장필순을 비롯해 MBC 합창단이 코러스에 참여하였다.
'로라'는 그럴 듯한 노랫말과 애절한 멜로디 때문에 사연이 있을 법했지만
막상 작사가 지예는 2017년 SBS '불타는 청춘'에 출연해
변진섭이 단순하게 '로라'라는 이름 넣어서 노랫말을 지어달라는 후일담을 전하며
출연진 모두에게 당혹감을 선사했다.
'숙녀에게'는 많은 청소년 팬을 모은 노래 중 하나로
박주연 특유의 투명한 노랫말이 특색있는 발라드 넘버였다.
박주연은 2020년 SBS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에 오랜만에 출연해
'숙녀에게' 작사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어릴 때부터 썼던 일기를 토대로 노랫말을 썼고,
내가 이 단어를 처음 써 보고 싶다 생각해서 쓴 게 많다며
이 곡에는 당시 흔치 않았던 '허면'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동화같은 이야기에 흔치 않은 단어까지 들어가니
오래 기억되는 노랫말이 되었다.
사실 이 2집에는 '희망사항' 이전 녹음된 곡이 2곡 있었다.
그 두 곡은 1991년에 와서야 '변진섭 VS 신해철'이라는 앨범에 나란히 실렸는데,
제목은 '무지개와 같은 사랑', '상처' 였다.
'무지개와 같은 사랑'(8910-8983)은
1992년 4월 변진섭 'Golden Best'에도 재수록될 만큼
발표된 직후 소소하게 인기를 모은 발라드 트랙.
이 곡은 변성룡이 편곡했으며,
Keyboard 변성룡 김동성. Guitar 최춘호 윤영인.
Bass 신현권. Drum 강윤기가 연주에 참여했다.
'상처'(8910-8984) 역시 2집 탈락곡.
이 곡은 최경식이 편곡했으며,
Keyboard & Acoustic Piano 최경식. Guitar 최춘호 윤영인.
Bass 신현권. Drum 강윤기가 연주에 참여했다.
그리고,
'변진섭 VS 신해철' 앨범에 수록된 미발표 곡이 또 있는데,
'잊을 수 없어'라는 곡이다. (8805-4984)
다만 1집 작업이 끝난 후 새로 녹음한 터라 심의번호 텀이 좀 있다.
이 곡은 노래그림 1집(1986 제9회 월계가요제 금상)에 처음 수록되는데,
편곡은 변성룡이나 최경식으로 추정된다.
노래그림 멤버 모두 군입대, 이민, 유학 등으로 뿔뿔히 흩어지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한 공연에 다시 모여들었고
공교롭게 친분이 있던 신인가수 변진섭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변진섭은 노래그림 셋리스트 중 마음에 드는 곡을 몇 곡 추려서
데뷔앨범에 넣었다.
어차피 노래그림은 각자 사정으로 음악을 그만둬야 했으니...
(1991년ㆍ1994년, 일부 멤버가 교체되어 2집ㆍ3집을 발표하긴 한다.)
1991년 1월 노래그림 1기 멤버 한동준 1집에 다시 수록됐으며
한동준 버전 편곡은 박용준이 담당했다.
이 노래그림 1집에는 변진섭 2집에서 잘 알려진 '저 하늘을 날아서'도
들어있다.
마지막 곡은 '지난 사랑의 슬픔'으로
같은 소속사 선배가수 장혜리 3집에 먼저 수록됐었다.
1집~3집까지 작사/작곡가로 활동했던 프로듀서 김지환이 기획을 맡았는데,
(김지환과 지예, 박주연, 함경문, 하광훈 등의 작품자는
변진섭이 데뷔하기 전부터 서로 친분이 있었기에
작품비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곡 스케일에서 보듯 연주자와 녹음에서 많은 예산이 들어갔다.)
1991년 1월 솔로앨범을 내면서 '형과 아우'라는 노래를 취입했을 때
원래 참여하려 했던 하광훈이 막상 동생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결국 김지환이 그를 대신해 변진섭과 듀엣으로 나섰다.
변진섭은 2집으로 1989, 1990년(최고 인기가수상) 2년 연속 MBC 10대 가수상,
1990년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다.
1,2집 CD는 거성레코드에서 발표됐는데, 이유는 알 수 없다.
제작자 엄용섭은 그 후로 변진섭 이름으로 무수한 편집앨범을 내놓는다.
2집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1992년 삼성나이세스에서 CD(SCS-003PSB),
2022년 뮤직앤뉴에서 LP가 재발매되었다.
본 클립은 KBS2 '올스타 청백전'(1994.05.15) 방영분을 녹화한 것이다.
* 곡 크레딧
ㆍ Lyrics by 박주연
ㆍ Composed & Arranged by 하광훈
ㆍ Guitar 박청귀
ㆍ Bass 송홍섭
ㆍ Drum 김희현
ㆍ Acoustic Piano & Keyboard 하광훈
ㆍ Recording & Mixing 서상환, 정도영 at 서울스튜디오
ㆍ 심의번호 8910-8979
* 앨범 크레딧
HAL-0085(LP/TAPE), SSCD-1124(CD)
1989.10.25. 현대음반
ㆍ Executive Producer 엄용섭 for 쌍용기획
ㆍ Director 김지환
ㆍ Photographer 장미훈 for MUSIC LIFE
ㆍ Design 김익중, 서두원
☆☆
Негізгі бет 변진섭 - 너에게로 또 다시 live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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