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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어게인 시즌2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갔다. 프롤로그 편과 본편 10화, 에필로그 편까지 총 12회로 마무리되었으며, 6월 14일 첫 방송부터 매주 금요일 낮에 청취자를 만났다. 이번 에필로그에서는 본편에서 더 다루고 싶었지만 놓쳤던 이야기 위주로 세 사람이 각자의 생각을 주고받았다.
루키, 고독, 뮤즈는 10화의 녹음을 끝내고 약 한 달간 휴식 시간을 보냈다. 세 사람은 본격적 녹음을 시작하기에 앞서 각자의 근황을 주고받았다. 단비뉴스 대표 ‘씨네필’ PD였던 루키는 영화 산업 관련 일을 시작했다. 고독은 2020년 개봉한 영화 '69세'를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노인 성폭력 문제를 다룬 내용으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뮤즈는 꾸준히 영화관을 방문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10편의 영화 모두 ‘시네마틱’했다
디깅어게인 시즌2에서는 그동안 총 10편의 영화를 다뤘다. 루키는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스포트라이트'를 골랐다. 고전적인 멋이 있어 재밌었고, 클리셰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전하는 보스턴 사제 성범죄 사건 자체가 주는 압도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고독의 선택은 '그녀가 말했다'로, 극중 인물들이 겪는 상황에 깊은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특히 실명보도가 주는 감동이 커서 자꾸 눈물이 차올랐다고 감상을 전했다. 뮤즈는 여러 작품이 재밌었기 때문에 하나를 고르기 어려웠지만, 그중에서도 '쓰리빌보드'가 가장 순수한 재미를 선사한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보면서 가장 많이 웃었기 때문이다.
뮤즈는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회차로 1, 2화를 꼽았다.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준 덕분에 말이 ‘술술’ 나오는 경험을 처음 해봤다고 설명했다. 영화 하나로 이렇게 여러 이야기를 오랜 시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뮤즈는 '원더랜드'와 '바이센테니얼 맨'을 다뤘던 3, 4화를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는데, 소재 자체가 개개인의 취향이 갈리는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고독은 반대로 3, 4화가 가장 맘에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마지막까지 세 사람의 성향이 하나도 겹치지 않아 좋았다는 평도 덧붙였다. 고독은 개인적으로 SF라는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디깅어게인2 전 회차에서 유일하게 극장에서 상영중인 작품을 다룬 것이 굉장히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오래전 영화를 다시 꺼내와서 이야기를 나누려면, 이 영화를 고른 이유가 필수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영중인 영화는 그 자체로 선정 이유를 대신할 수 있다. '원더랜드'가 현시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면 '바이센테니얼 맨'은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영화 중에서도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라 이 둘의 대비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다루지 못해 아쉬웠던 영화
세 사람은 각자 다루지 못해 아쉬웠던 작품을 열심히 ‘영업’했다. 고독은 첫 번째로 '로우(RAW)'를 추천했다. ‘로우’는 여성주의를 독특하고 기괴한 공포영화 기법으로 표현하는 개성 있는 작품이다.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이 작품으로 2016년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받았으며 차기작 '티탄'으로 2021년 다시 칸 영화제에 초대받아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고독의 두 번째로 '할로윈'시리즈를 언급했다. ‘할로윈’ 시리즈 초기 작품들이 단순한 슬래셔 무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면, 후기 작품들은 ‘파이널 걸(Final girl, 공포영화 속에서 결말까지 악착같이 살아남는 여성 캐릭터를 이르는 말)’의 입지를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하게 보여준다.
루키의 추천작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다. 1997년 작품이지만, 영화 속 주제의식은 2024년 현대에도 유효한 내용이 많다. 영화는 생태주의, 여성주의, 탈자본주의, 다원주의 등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뮤즈는 올해 6월 국내 개봉작인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추천했다. 홀로코스트라는 자주 다뤄진 소재를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풀어낸 영화로, 영상미와 사운드의 표현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극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선사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뮤즈는 두 번째로 '퍼펙트 데이즈'를 추천했다. 올해 7월 국내 개봉한 작품이다. 도쿄 시부야를 배경 삼아, 잔잔하고 반복되는 평범한 청소부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다. 뮤즈는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그 자체로 완벽하고 소중해서 ‘퍼펙트 데이즈’라는 제목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팟캐스트가 남긴 것
디깅어게인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니다. 특정 콘텐츠를 리뷰하는 ‘2차 콘텐츠’이기 때문에 ‘1차 콘텐츠’를 어떤 것으로 선정하느냐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좌우하기도 한다. 세 사람은 공통적으로 디깅어게인2를 통해 영화를 보는 안목을 길렀다고 답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어느 작품을 보고 어떻게 소화해야 제대로 된 감상인지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깅어게인 기획의 시작은 영화 '비긴어게인'에서부터였다. 고독과 뮤즈는 ‘음악과 영화를 다뤘으니 그 다음은 무엇을 파헤쳐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음 시즌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영화관이 없어진 제천에서 영화 팟캐스트를 시작했고, 다양한 이야기를 남기며 마무리했다. 한 번 시작을 해 본 경험은, 다음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단비뉴스의 이름으로 혹은 루키, 고독, 뮤즈의 이름으로 다시 찾아 올 팟캐스트를 기대해 본다.
(기획‧구성‧편집: 김동연 PD / 출연: 김동연 PD, 송채은 이지윤 기자 / 로고 제작: 하미래 기자)
Негізгі бет [디깅어게인2] 에필로그.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셋이서 객석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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