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between change and steadiness》
2024. 07. 02. - 08. 06.
빛은 그 자체로 신의 현현이다. 빛과 색은 분리될 수 없기에 색 또한 신성함을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파랑은 모든 피조물을 비추는 빛이자 내면의 충만을 일으키는 고요의 색으로 숭고함을 머금는다. 그렇다면 파랑이 지닌 숭고함이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하늘과 바다, 기쁨과 슬픔, 한낮과 한밤으로 흘러가는 파랑의 성질이 우주의 법칙과 닮아 있다는 사실에서부터일까.
《FLOW, between change and steadiness》는 영혼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저마다의 사랑과 우수가 적막을 깨고 가시화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갤러리X2는 이를 위해 조은필과 최승윤, 그리고 이채를 전시 작가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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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드러나는 BLUE" - 이채 LEE CHAE
이채(b.1989)는 캔버스에 색을 입히고 닦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회화와 숨을 주고받는다. 그렇게 호흡이 맞닿은 자리마다 시간이 스며든다. 호흡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그래서 이채의 파란색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담는다.
인상(감각)과 형상(실재), 잔상(기억)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이채의 회화는 감각과 실재가 여과된 후 걸러진 기억들을 그리움으로 명명한다. 지나간 것과 남겨진 것의 경계에서 그리움의 여과 장치가 된 캔버스는 거듭된 생성과 소멸이 만들어낸 실존적 고민으로 가득하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그리움이 있다. 이채는 남겨진 결 사이의 틈을 메워 잔상이 시간과 물질을 머금게 만든다. 잔상이 그것들을 충분히 머금었을 때, 이채는 한 걸음 물러나 거리를 둔다. 그에게 거리 두기는 그리움의 작용. 저마다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세계는 잔상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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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작가는 파란색을 작업의 주요소로 사용하지만 이를 다루는 방식에 차이를 둔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에게 파란색이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상태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흐르는 것은 움켜쥘 수 없기에 아름답다. 그래서 파란색은 아름다움을 간직한다. 아름다움은 곧 영혼의 풍요. 조은필, 최승윤, 이채의 파랑은 더욱 풍부해진 영靈의 소용돌이 속으로 우리를 내몬다.
흐르는 물결을 보며 바다를 떠올리듯, 우리는 정신의 요동을 통해 삶을 실감한다. 당신의 가장 얕은 곳부터 심연 밑바닥까지 흐르는 파랑을 통해 강렬한 영혼의 이끌림을 경험하길 바란다.
Негізгі бет 갤러리X2 《FLOW, between change and steadiness》 | 이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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