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참 많은 의미와 암시와 은유가 있어 한번 짧게 리뷰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문화 예술과 관련된 영화만 올렸지만 가끔씩은 화제작들도 올려볼 생각입니다
영화를 다시 보고 요약하며 장면마다 박찬욱 감독의 "낯설게 하기"의 미학이 보였습니다.
늘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뇌에 전혀 새로운 충격을 줘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려는 생각이지요.
우리의 뇌를 뒤흔듭니다.
이제 이렇게 될 거다...이제 이런 말을 할거다...라는
우리의 기대와 전혀 다른 말과 행동들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남녀가 처음 남자 집으로가 음식을 하면서
둘은 시체와 초파리와 구더기...얘기를 합니다.
취조 중 여자가 갑자기 치마를 확 들추기도 하고,
아직은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닌데 남자가 여자 앞에서
갑자기 벨트를 확 풀어 우릴 당황시키기도 합니다.
산해경과 눈에 대한 암시도 끈질기게 계속되는데
늘 감지 못하는 눈, 늘 잠들지 못하는 눈이 서래의 곁에서 늘 감기고
또 마침내 서래와 입을 맞출 때 깊게 감겨 한참을 뜨지 못하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어쩌면 서래는 해진에게 꿈을 꾸게 하는 여자,
눈을 부릅떠야만 하는 이 현실을 도피하게 해줄 수 있는
여자라는 설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래라는 인물 자체가 해진에게는 너무나 낯선 인물인데
해진은 모든 것에 눈을 감고 그 낯설음 속에 서서히 함몰되어 갑니다.
산해경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산과 바다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들을 적은 것인데
산으로 시작해서 바다로 끝나는 이 영화는 현대판 산해경의 전설입니다.
ps 뒷늦게 아주 의미있게 생각되는 장면이
해진이 서래와 호미산에서 키스를 하고 온 날 밤
아내 정안이 이주임과 함께 떠나는 장면입니다.
집에서 남자가 나오는 것을 보고 해준은 너무나 놀라고
뒤이어 석류와 자라를 들고 나오는 아내가 이주임을 소개하자
남자라는 사실에 또 너무 놀라며 손가락까지 꺽고 부르르 떱니다.
그러면서 하는 첫마디가 "여기는 눈 안왔어?" 입니다. 너무 낯선 한 마디지요...
아마도 자기가 지금 꿈을 꾸나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내가 떠나려고 하자 거의 절망적으로
"그럼 미워도 싫어도 하자고 한 건 어떻게..."라며 막아섭니다...
그러니까 아내가 떠날 때 해준은 거의 절망적이고 망연자실입니다.
서래에게 빠져들지만...결혼이란 현실은 절대로 흔들고 싶지 않았던
해준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서래에대한 감정이 일순간의 감정이며 눈을 감고 꾸는 하나의 꿈이며
그저 잠시의 현실도피같은 거였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디선가 감독은 서래에 비해 해준은 잃은 것이 별로 없다고 했는데...
서래의 목숨과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소중한 아내와 따뜻한 가정을 잃은 그는
매일 건조한 눈에 인공눈물을 넣으며 사건들 속에서
죽지못해 사는 그런 삭막한 삶을 살아갈 것 같습니다...
Негізгі бет 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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