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모든 엘리베이터에는 고장이나 사고로 멈춰서는 상황에 대비해서 비상 통화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비상통화 장치가 많은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민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생 혼자 탄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아파트 12층에 멈춰 섭니다.
엘리베이터에 갇혀 당황한 초등학생, 버튼들을 누릅니다.
문을 열려 해도 꿈쩍하지 않고, 겨우 비상통화장치 버튼을 발견하고 누릅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초등학생은 귀를 막고 안절부절못하다 결국, 울음을 터뜨립니다.
엘리베이터 정비업체가 문을 열 때까지 걸린 시간은 23분, 이 사이 학생은 비상통화장치를 7번이나 눌렀지만, 그중 단 한 번만 관리사무소에 연결됐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1월 말까지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받는데 그때는 저희 비상벨에 문제없다고 나왔어요. 통화가 안 끊겨서 연락이 또 오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해당 엘리베이터를 직접 타, 비상통화장치를 눌러봤습니다.
녹취 "비상호출을 원하시면 비상호출 버튼을 다시 한 번 눌러주십시오."
반드시 이 안내가 끝나고 눌러야 한다고 업체는 설명합니다.
녹취 엘리베이터 관리 업체 직원(음성변조) : "한 번 누르고 멘트가 끝나면 다시 한 번 눌러주세요 하거든요 그때 타이밍 맞아가지고 그때 눌러야 하거든요."
장난 방지를 위해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데, 어디에도 제대로 된 설명은 없습니다.
녹취 국민안전처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기능은 저희가 허용을 해 준 적도 없고요. 제보가 왔었고 실제로 확인해보니,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이 돼요. 두 번 누르는 거하고 길게 누르는 거하고요."
다른 곳은 어떨까?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비상통화장치를 누르자, 다른 곳도 연결이 안 됩니다.
또 다른 곳들은,
녹취 "아, 여보세요? 들리세요? 관리실입니다."
제대로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한 상가의 엘리베이터는 비상통화장치가 연결이 안 되는 데다 CCTV도 없어 갇히면 속수무책입니다.
비상통화장치가 어린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도 한, 둘이 아닙니다.
녹취 "으…. (팔) 아프다, 아 진짜…."
신고가 잇따르자 국민안전처는 지난 4월부터 통화장치를 한 번 누르면 연결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당장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녹취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확인하는 방법은 저희가 (매년 1회 있는) 검사를 통해서 확인하는 방법이 진행되고 있는 거거든요. 시정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운행 중 멈춤 등 엘리베이터 중대 사고는 천4백여 건, 하루 평균 4건 정도 일어났습니다.
현장추적 박민경입니다.
Негізгі бет [현장추적] 엘리베이터 비상통화 먹통…‘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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