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한 건물,
원래는 15층까지 올라설 계획이었으나 현재 2층까지만 지어진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짓다가 만 꼴인데요.
페퍼저축은행이 PF 대출해 진행한 공동주택인데
1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이 건물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그러니까 사업의 수익성을 따져 대출해주는 ‘PF 대출’의 일환입니다.
PF 대출의 주체 은행은 호주계 금융기업 ‘페퍼저축은행’.
사업 자금을 융통하는 과정에서 횡포를 저질렀다는 제보가 접수돼
그 과정을 들여다봤습니다.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2월쯤
시공사의 재무상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공사가 24%가량 진행)
시행사와 이해당사자인 금융사, 신탁사가
작년 4월 말 시공사 변경에는 합의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의 새로운 시공사 선정은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그러더니 만기일을 불과 하루 남겨놓고 갑작스레 날라온 ‘대출금 전액 상환’ 통보.
시행사 측은 페퍼저축은행이 시공사 변경 심의를 계속 미루다가
뒤늦게 자기자본금 투입을 빌미로 생트집을 잡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계약이행보증금 4억 7천까지 넣은 상황이라 자기자본금이 20% 가까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걸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행사 대표 A씨는 애초부터 대출을 해주지 않았다면 다른 은행권을 알아보거나 땅을 다른 용도로 활용했을 텐데, 공사를 중단하면 망하라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습니다.
(인터뷰: 시행사 대표)
“금융권은 어쨌든 공신력이 있고 신뢰도가 있는 거잖아요. 중간에 끊어버리면 그냥 망하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70억 해줄 게 공사 쳐. 건물 지어놨는데 30억까지만 해주고 40억 못 해주니까 갚아. 이런 날벼락이 어딨어요.”
공사 중단으로 인해 없어도 됐을 이자 피해만 3억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일 년 가까이 해결이 안 되자, 결국 지난달 22일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접수했습니다.
(인터뷰: 제갈헌 | 변호사)
“신탁 계약에서 정한 대출 기관이 있지 않습니다. PF 대출 기관이죠 페처저축은행은. 은행이 대출 실행 의무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대출 실행 의무를 위반했다. 계약 위반인 것이죠. 자기 자본 비율 그건 해소된 겁니다. 20% 이 부분을 떠나서 저쪽 요구 사항이 다 충족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막 털어버리는 게 진의가 의심스러운 거죠.”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페퍼저축은행은 경기 불황을 문제 삼았다고 하는데요.
시행사 측은 은행이 공사를 중단해도 손해 볼 것도 없고 이자 수취를 할 수 있으니 일부러 이러는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안을 확인하기 위해 페퍼저축은행을 찾아갔습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최초 시공사와 시행사의 다툼이 계속 있었던 상황이라
새로운 시공사 선정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시행사가 검토할 자료를 늦게 줘 촉박하게 심의를 봐야 했다며
심사를 진행했지만 여러 번 부결이 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인터뷰: 페퍼저축은행 담당자)
“심사 올렸다가 심사에서 부결 맞은 것도 꽤 있었고. 기간이 15개월이 늘어나면 금융 비용이 많이 늘어날 거고 공사비도 늘어났습니다. 거기에 사업자금은 좀 부족했던 상황인 거예요.”
대출 만기가 경과됐지만 지금이라도 수용할 만한 조건이 구비되면 연장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페퍼저축은행 담당자)
“저희들이 만족할 만한, 심사에서 만족할 만한 자료와 그런 부분들 구비가 되면 다시 검토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씀을 그렇게 한번 드렸고요.”
한편 시행사 대표는 금감원에 중재해달라는 민원을 다섯 차례 제출하기도 했는데요.
민원을 취하하면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은행 측의 제안을 받아 민원을 취하했지만,
또 다른 문제를 걸고넘어지면서 시간만 끌었다고 답답함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금감원 담당자)
“(민원을 접수를 받아서 담당하시잖아요?) 민원을 담당하고 있고 그렇지만 그것은 민원인과 저와 금융회사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거지. 그런 것에 대해서 지금 제가 얘기를 하고 이럴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취재한 바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의 담당자 교체만 몇 차례 이뤄졌고,
전국적으로도 PF 대출을 철수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인터뷰: 페퍼저축은행 관계자)
“페퍼가 지금 PF를 정리하려고 한다. 이거는 이제 어떻게 보면 반은 맞을 수도 있고 반은 틀릴 수도 있죠. 현재 사업성이 경기 상황이 저희가 지금 PF를 하기에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고요. 그러면 이제 금융당국에서도 웬만하면 하지 말고…”
구조조정 등 내부 문제 때문이라는 후문도 들려오는 상황,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BBB에서 BBB-) 떨어뜨렸습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PF 대출 부실과 연체율 급등으로 ‘4‧5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금감원은 저축은행에 자본확충방안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클로징
어떤 건물이건 누군가의 부푼 꿈을 안고 건물이 올라갑니다.
이 사안에서 완충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수는 없을까.
인터뷰 내내 연신 답답함을 표현한 시행사 A대표는
그동안 피해는 감수하더라도 하루빨리 공사가 재개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금융권은 무조건 완성을 하길 바라거든요. 약속을 지키라는 거죠. 약속만 지키면 저는 상관없죠. 빨리 건물을 지어 가지고 상환하면 되니까. 저는 땅도 날아가고 돈도 갚고 빚더미에 나앉은 경우죠.”
금융당국은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조사해 부실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편집: 황금중 기자, 촬영: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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