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무례한 사람을 끊어내지 못해요 | 시즌3 EP.4
2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저는 눈치를 많이 봅니다.
관계에서 저자세를 많이 취합니다.
대화를 하다가도 제 의견을 황급히 번복하기도 하고
제 고민을 여기저기 이야기하면서 사람들한테 의존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최근 이야기를 하자면 오랫동안 알던 친구에게 내 가정사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농담조로 저를 부모님께 좀 잘 못하는 나쁜 사람인 것처럼 몰아 가더군요.
저는 그 반응이 솔직히는 조롱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화를 내거나 기분 나쁘다고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 친구 반응이 좀 웃기다며 그 이야기를 웃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친구와의 그 일은 제 마음에 깊이 상처로 남았습니다.
직접 그 일을 말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척 관계를 이어가다
결국 그 친구한테 일방적으로 제가 연락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와의 관계가 끊겼다는 것이 절망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외롭고 슬펐습니다.
그 친구와 좋았던 기억만 생각이 났습니다.
그 친구가 정말 좋은 사람인데
내가 바보같이 알아보지도 못하고 밀어낸 것일까 봐 두려웠습니다.
이 일을 제 편이 되어서 이야기를 들어준 다른 친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와 화해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그 친구한테 다시 연락을 했습니다.
솔직하게 그때 일을 이야기했고,
그 친구는 자기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사과 비슷한 말을 했고
저는 말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던 것에 대해서 사과를 했습니다.
이렇게 겉으로는 화해를 잘 한 것처럼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 마음은 전혀 풀리지를 않았어요.
그 친구는 푸는 대화를 할 때도 당당해 보였습니다.
근데 저는 연락을 끊었다는 제 잘못에만 꽂혀서 그 친구 앞에서 저자세를 취한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친구가 나한테 무례하게 말을 한 게 먼저였는데 말이죠.
겉으로는 이제 잘 지내자며 말했던 제가 이중적이고 짜증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에게 무례한 말을 한 사람을 용서할 수 없다면
차라리 화해를 안 하고 지나갔으면 되는데
왜 굳이 나서서 내가 화해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랑 화해를 한 것 자체도 이 일에서 제 편을 들어줬던
내 친구들을 허무하게 만든 것 같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을 힘 빠지게 해서 제 곁에 아무도 남지 않으면 어쩌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 공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을 끊어내지 못하는
저 스스로에게 매우 무례한 사람입니다.
저는 때로는 길을 가다가 누가 나를 때려도
신고조차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무력감과 두려움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엉엉 울며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내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를 지키지 못하는 저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_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겪는
일상적 갈등이나 상처들은
특수한 의학적 질병에 걸린 환자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이 아닌 일상의 영역에선
사람에 대한 자연스럽고 상식적인 반응이
때로 가장 효과적인 치유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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