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과 정. 혈육은 또 부부관계는 미운정 고운정으로 얽히고 섥힌 면도 있지만, 사회보험적인 면도 있다. 즉, 한 개인의 생존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는 것. 가족이 책임져오던 각종 사건사고 등 경조사를 국가나 사회가 관장하게 되면서 그에 따라 가족관계도 해체일로에 있다는 현상이 그 반증이다. 가령 병원비만 해도 상당부분 건강보험이 감당하고 있고, 자식들로부터 받는 용돈보다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등, 국가가 제공하는 각종 사회보험성격의 지원금이 더 많다. 그러니까 굳이 가족의 도움 없이도 기본적인 생존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가 혈육, 부부간의 정마저 미미하게 만들게 되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인간이 제도를 만들고, 제도가 인간관계를 재구성한다는 관점에서도 인간존재양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수행만으로는 통찰을 얻기 어렵고, 사회와 세계에 대한 폭넓은 학습이 요구된다. 이를 도외시하고 오직 수행에만 의존할 경우 사람잡는 선무당이 될 공산이 크다. 최태민, 최순실, 천공이라는 선무당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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