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먼지로 뒤덮인 얼굴, 그 아랫부분에 마스크 자국만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분명 마스크를 쓴 것 같은데 코와 입술엔 온통 검은 것들이 묻어 있습니다. 방진 마스크를 썼는데도 먼지를 마시면서 일해야만 했던, 한 노동자의 모습입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제공한 마스크 성능이 부실해 목숨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분진을 뒤집어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하청업체 직원들로, 공장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쇳가루와 유릿가루를 치우는 일을 하는 거죠. 그래서 분진에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유명 제품인 3M 방진 마스크를 지급하던 회사가 최근 성능이 좋지 않은 다른 마스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노동자는 "이 마스크를 쓰면 분진을 그대로 마시게 된다"며 이전 제품으로 교체를 요구했으나 하청업체와 원청 모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세상을 떠난 뒤 50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1위 수준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에만 855명이 산업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생명마저 위협받으며 일하고 있는 하청업체 비정규직들의 이야기, 크랩이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구성 조용호
편집 이지혜
#크랩 #분진마스크 #비정규직
Негізгі бет “마스크 썼는데요?” 얼굴에 검은 먼지 한가득...비정규직 노동자의 서러움|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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