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특정 종목에 투자하라고 유도한 뒤에 돈만 받아 가로채는 범죄가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투자금 124억 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기범들이 타던 차와 집 곳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현금다발이 발견됐습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주택가 담벼락을 넘어 도로로 나옵니다.
유유히 걸어가던 남성은 앞을 막은 형사를 보고는 뒤돌아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붙잡힌 남성은 이른바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의 영업 팀장이었습니다.
앞서 검거된 사기 조직 총책 A 씨.
고급 외제차량의 트렁크를 열자 까만 봉지에 싼 5만 원권 돈다발이 쏟아집니다.
A 씨 집의 부엌과 옷장 등에도 돈다발이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경찰관 : 이거 한 묶음이 얼마예요? (모르겠어요.) 본인이 묶은 건데 모르면 어떡해?]
가짜 투자리딩방을 운영하며 140여 명으로부터 124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A 씨 등 일당 63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당은 '무료 주식 정보 제공'이라는 문자를 무작위로 보내 피해자들을 채팅방으로 끌어들인 뒤 '2배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이후 가짜 투자용 프로그램을 동원해 실제 투자인 것처럼 속였습니다.
홈트레이딩 시스템 프로그램 화면입니다.
주식과 원자재 실시간 시세와 계좌 잔고까지 확인할 수 있지만, 모두 조작된, 가짜 프로그램입니다.
입금된 투자금은 고스란히 일당의 대포계좌로 들어갔습니다.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수익금을 돌려주면서 더 큰 금액의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수법에 20대 학생부터 60대 의사까지, 한 사람이 많게는 7억 원이 넘는 돈을 뜯겼습니다.
이들은 가로챈 돈으로 마약까지 투약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검거된 일당 가운데 총책 A 씨 등 32명을 구속하고, 해외로 도망간 일당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채철호, 화면제공 : 경기북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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