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우에 지하철역이 또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역 전체 출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하겠다고 했었습니다.
실제 현장이 어떤지 신용식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하철역 계단을 타고 폭포처럼 빗물이 밀려듭니다.
또 다른 역에서는 천장을 뚫고 쏟아진 빗물에 선로까지 잠겼습니다.
기록적 폭우가 내린 2년 전 여름, 일부 지하철역들의 모습입니다.
당시 서울시는 이런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하철역 전체 출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 약속은 잘 지켜졌을까.
서울 지하철 3호선, 약수역 10번 출구.
바로 옆 건물과 이어져 다른 출구보다 폭이 넓은데도, 빗물을 막아줄 물막이판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4호선 명동역.
이 역의 5, 6번 출구에도 물막이판은 보이지 않습니다.
[김정옥/명동역 상가 주인 : 이쪽은 없잖아요. 여긴 진짜 물이, 물이 비 많이 올 때요. 항상 손님들이 자꾸 넘어지고 그래서. 계단 있는데도 넘어지고. 물이 고여요.]
서울교통공사 지하철역의 출구 1천442곳 가운데, 7개 역, 10곳의 출구에는 아직도 물막이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출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출구 관리를 지하철역과 맞닿은 민간 건물 측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 주변 건물이 지하철역으로 출구를 새롭게 내는 경우, 통상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해당 건물주가 출구를 관리하는 권한을 갖습니다.
문제는 건물주가 비용 부담을 꺼리거나 수해 취약건물로 인식될까 걱정해서 물막이판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협약을 하면서 (민간 측에서) 유지·관리하기로 했는데, 공문을 보내서 (물막이판) 설치를 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는데 회신이 없는 상태 (입니다.)]
[박창근/가톨릭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 : 지하철 출구를 민간 건물에 준다는 건 일종의 혜택을 주는 거거든요. (침수 등) 안전과 관련된 대책은 반드시 (건물주가) 마련하도록 (계도해야 합니다.)]
출구 한 곳에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비용은 평균 300만 원.
서울교통공사가 이 비용을 지원하거나 분담해 건물주의 물막이판 설치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폭우 피해가 우려될 때 인력을 동원해 물막이판을 일일이 세우는 현재 방식도 자동화 설비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김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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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гізгі бет '물막이판' 없는 지하철역 출구…건물주들 꺼리는 이유 / SBS 8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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