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했던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내 삶의 주인으로 살리라 다짐하였습니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도 내가 정하고
정원도 내 맘대로 꾸미고
꽃과 나무도 원하는 곳에 심고 싶었습니다.
시골에 오니 귀촌한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이 넘쳐났습니다.
이런저런 교육 센터를 들락거리며
무료 교육의 혜택을 누렸습니다.
거름과 영양제, 이따금 살충제에 의지하여
잡초를 다스리고, 벌레를 잡아내며 살았습니다.
내 손으로 고추장, 된장 담고, 간장 내리고
텃밭 가꾸고 꽃 심고 가지치며
틈나는 대로 교육 받고
취미 활동도 하다 보니
종종걸음의 일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텃밭의 푸성귀도 뜨락의 꽃과 나무도
마음먹은 대로 자라지 않았습니다.
병든 대나무 베어내니
되려 여기저기 죽순이 솟고
뜨락의 경계 따라 마가렛과 금계국을 심었으나
뜨락 전체로 꽃씨 퍼지며
반송의 품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짬을 내어 꽃들을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저녁 어스름, 뜨락에 나서니 마가렛 꽃무리가
반송 가지 사이사이 황홀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게
무언지 되돌아봅니다.
나도 달팽이골의 한 생명일 뿐인데,
수많은 뭇생명의 운명을
쥐락펴락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꽃과 바람, 풀벌레와 딱새를 벗 삼아
눈비 맞으며 계절의 변화를 함께하렵니다.
Негізгі бет 내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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