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아파트도 오래되면 외벽 도색같이 손 볼 곳이 많아지죠.
규모가 큰 만큼 공사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사비는 모두 주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데, 이게 어떻게 쓰이는지 혹시 관심을 가져보신 적 있으신가요.
외벽 도색을 새로 한 아파트인데, 얼마 못 가 칠이 벗겨지는 등 부실 공사투성이였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16억 원 짜리 공사인데, 실제로 공사비로는 절반도 안되는 6억 5천만 원을 썼습니다.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4년 전에 외벽 도색을 했는데, 벌써 페인트칠이 여기저기 벗겨져 있습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더울 때 문 열어 놓으면 가루가 떨어지는 게 있어서 이게 바람에 흩날려서 집안으로 들어와요. 밤에 좀 흉가 같은, 폐가 같은 느낌이 많이 들고……."]
도색 작업이 끝나자마자 하자는 곳곳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페인트 가루가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유현순/피해 아파트 주민 : "여기 딱 보이죠. 이것이 벌써 들떠서 떨어진 현상이에요. 여기도 보면 이렇게 금이 가 있잖아요. 모든 동에서 이런 현상이 있다고 보시면 돼요."]
주민들은 외벽 색칠을 할 때부터 문제를 제기했다고 합니다.
공사 과정이 한눈에 보기에도 허술했다는 건데요.
[유현순/피해 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다니면서 여기 문제가 있으니까 확실하게 다시 칠해달라고 부탁해도 들은 척도 안 해요. 반장한테도 얘기하고 거기 소장인가 책임자한테도 얘기했는데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들은 척도 안 하니까……."]
참다못한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항의를 해봤지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공사도 빨리 진행됐습니다.
[유현순/피해 아파트 주민 : "3,710세대 33동을 다 칠하는데 3개월 만에 공사를 마쳤거든요. 그때는 또 장마철이었어요. 비가 오는 데도 페인트 작업을 하는 거예요. 이건 말이 안 되는……."]
심지어 입구에 몇 동인지를 표시하는 글자가 없거나 아파트 상징 마크를 빼먹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경찰에 수사를 해달라며 탄원서를 냈습니다.
[구미숙/피해 아파트 주민 : "이 도색 공사에 대해서 비리에 연루돼 있는 거 같다. 문제가 있는 거 같다. 의혹에 대해서 수사를 좀 해달라."]
또 다른 아파트 단지도 같은 업체에 아파트 보수 공사를 맡겼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너무나 날림으로 빨리빨리 진행됐고, 7동 주차장 공사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 14동 하고 있는데 7동에서 벌써 하자가 발생되는 거예요."]
지하주차장에 물이 새고, 페인트칠을 한 곳이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런 부실 공사의 원인이 드러납니다.
["저희가 법원으로부터 압수영장을 받았어요. 혐의는 일단 담합하고 무등록업자한테 하청 준거요."]
경찰 수사 결과, 공사를 맡은 업체는 직접 시공을 하지 않고, 무허가 업체에 하청을 줬습니다.
또 이 무허가 하청 업체는 단가를 낮춰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는, 하청에 재하청 구조였습니다.
[남규희/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3계장 : "하도급 업자들은 자격증이 없습니다. (수주받은 건설) 회사의 조끼나 명함을 가지고 회사 직원으로 등록해서 공사를 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하도급이 이어지면서 실제 공사에 투입된 비용도 절반 이하로 터무니없이 낮아졌습니다.
실제 공사비가 적다 보니 공사도 부실해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남규희/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3계장 : "페인트를 한 번, 두 번, 세 번을 칠해야 될 거를 한 번을 칠하게 함으로써 그 피해는 순수하게 피해 아파트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되어있습니다."]
[하청 업자/음성변조 : "로비로 해서 딴 공사들은 금액 자체가 그냥 최저가, 금액이 아주 바닥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공사를 해달라고 우리한테 맡기는 거죠."]
아파트 동대표와 관리사무소도 부실 공사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적게는 1백만 원
Негізгі бет [뉴스 따라잡기] ‘뒷돈’ 오간 아파트 부실 보수 공사 / KBS뉴스(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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