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있는여행] 푸른땅, 단풍들다 - 경북 청송군
■ 봄여름가을겨울 아름다운 사계, 주산지
주왕산 영봉에서 뻗어 나온 별바위골 산자락에 자리한 자그마한 호수, 주산지. 사진작가들이 새벽이슬에 옷을 적셔가며 담고 싶어 하는 곳이다. 주산지에는 수령이 백오십년 이상 된 왕버드나무 여러 그루가 뿌리를 저수지 물속에 담그고 몸통만 수면위로 드러낸 채 계절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한 해 벼농사가 갈무리되는 초가을 무렵은 주산지에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 주산지에 물이 빠지면 왕버들 나무들은 실뿌리로 햇살을 만난다. 저수지변에 핀 갈대꽃들은 보기만 해도 정겹고 따듯하다.
■ 무르익은 단풍 산행 길, 주왕산
주왕산은 명산다운 미덕을 두루 갖췄다. 설악산처럼 웅장한 산세도 아니고 지리산처럼 장엄한 산도 아니지만 기암괴석이 계곡과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맛이 넘친다. 거대한 바위를 품어 단단한 기품이 느껴지는 주왕산. 고려 태조 2년에 보조국사가 창건한 대전사와 주왕이 피신해 머물렀다는 주왕굴, 특히 경사 90도의 가파른 절벽인 학소대와 마주한 병풍바위는 한 폭의 그림 같다. 산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사찰과 산객들의 해갈을 돕는 천연약수, 그리고 골짜기마다 면면이 서린 전설까지. 이 모든 것들은 주왕산이 오래 사랑받아온 이유다.
■ 역사의 줄기, 추억의 그늘, 노거수
청송은 오래된 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수령 400년이 넘는 나무들은 나무 그 자체뿐 아니라 청송과 또 우리나라와 함께했던 역사의 시간들이 숨어있다. 주왕산 자락 한쪽 청송을 지켜온 400년 만지송부터 선비의 정신과 함께해온 솔숲까지. 때로는 마을의 안녕을 비춰주고 때로는 사람들의 소망을 이뤄주는 노거수는 항상 사람 곁에 있다. 수백 년 동안 세월의 풍상을 견딘 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인생의 고단함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청송의 노거수(老巨樹)를 따라 특별한 여행을 떠나본다.
■ 푸른 솔이 어우러진 향, 청송 사과
청송의 나무가 어디 소나무, 향나무만 있을까. 넉넉한 살림을 보태준 과실나무도 있다. 청송 가을 경치의 주인공은 사과. 마을에도 산자락에도 사과밭이 널렸다. 가을햇살에 영그는 과일은 넉넉하다. 청송에선 고개 하나를 넘으면 푸른 솔과 맑은 개울이 어우러져 있고 손만 뻗으면 사과를 딸 수 있다. 청송은 낙동강 상류지방으로 강우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은데다 일교차가 커서 맛있는 사과가 생산된다. 사과가 붉게 영그는 과수원 길 따라 피어난 풀꽃들도 좋지만 자연으로 자란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드문드문 꽃을 피워내 그저 그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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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гізгі бет [풍경이있는여행]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주산지와 기암괴석으로 장관을 이루는 주왕산을 품고 있는 푸른 땅 경상북도 청송 | KBS 111105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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