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 설화'의 시인 박규리의 시집 "사무치다(2024)"중에서
시집 소개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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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다
박규리 시
스타리 낭송
라 빵 영상
텅 빈 우주에 홀로 있는 것만 같은 슬픔이 뼈에 사무쳤다 마냥 열에 달떠 신음하고 가끔은 차갑게 식어 온몸을 떨었다 달 없는 한밤 흔들리는 자작나무 기둥에 기대어 서면 법당 뒤로 들려오는 노루 울음소리가 깊고 길었다
눈 감으면 사시사철 풍랑이 휘몰아쳤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다니는 조각배처럼 외로웠다 어지러웠다 마음이 어지러운 만큼 꿈도 어지러웠다 꿈에서 깰 때마다 구토가 났다 이 한 몸 작은 촛불로는 내 황량한 동토의 한 조각도 데울 수 없었다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에 별 하나가 반짝였다 이리저리 떠밀리다 흔들리다 절명의 끝에서 등댓불처럼 내게 손짓하던 별 하나, 작고 흐리지만 목숨처럼 간절하던 그 불빛
너를 만나고 나를 용서하고 너를 다시 보낼 때까지 그러나 나는 한 번이라도 내게 진실했을까 얼마나 사무쳐야 아무런 불빛 없이 나를 말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사무쳐야 빛도 어둠도 없는 그곳에서 기어이 너와 하나 될 수 있을까
앙상한 나무에 산 것들이 주검처럼 매달려 있더니, 갑자기 나뭇가지 하나 창을 깨고 들어와 내 뺨을 사정없이 후려갈긴다
아직은 더, 더, 사무쳐야 한다고!
출처 :박규리 시집 "사무치다(2024)"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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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гізгі бет 사무치다 - 시 박규리/낭송 스타리/영상 라빵 - 시집 "사무치다"출간을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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