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끌어당기기만하고늘낚이는것은나였다/
시 : 김부회/낚, 시詩2/
불빛을 좌판처럼 펼쳐놓은 바다 그 속으로
갯장어 타는 냄새가 뛰어든다
구겨진 물빛을 게워내는 어둠의 모서리
달의 해상도가 낮아진 바닷가
과장된 과거가 화톳불을 뒤적거렸고
이내 조금 더 과장된 오늘이 잔불을 덮었다
집어등에 이끌려 다가온 포구
등대가 눈을 굴린다
해묵어 덜 풀린 생의 몇몇 실마리들이
날생선처럼 퍼더덕 수면 위로 뛰어오를 것 같다
변명이라도 낚을 듯 노려보다 문득
초릿대 끝에 찌를 묶어두지 않은 것이 기억났다
어쩌면 낚이러 온 것일지도 모를
뒤엉킨 발자국이 밀물의 끝자락을 지그시 밟는다
아랑곳하지 않는 달 그 아래
물비린내 포말이 하얗게 향기를 피운다
온통 검은빛으로 채색된 문장이 청각을 두드린다
어둠은 늘 낮은 곳에서 선명하다
한 줄기 바람이 해무 속으로 사라진다
안개에 섞인 내가
희끄무레한 음색으로 고요를 뱉는다
벗어놓은 구두 속으로 태평양이 들어왔다
오래전 정착한 모래 알갱이가 행간이 될 때쯤
비문非文투성이 어제가 실종됐다
바다는 끌어당기기만 하고
늘 낚이는 것은 나였다
계간 시와 산문 2022.가을 호
#시낭송박영애
Негізгі бет [시낭송] 낚,시 - 김부회/낭송 박영애/영애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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