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시집 혼자 가는 먼 집
#흐를수없음을이겨내려구요 #여전히설레이는命은아파요
#움직임당신의움직임당신이불쌍해
시 : 허수경/연등 아래/
밤이었구요 공중에서 흐르는 것들은 아팠는데요
쓸쓸함을 붙잡고
한세상 흐르기로는
아무려나
흐를 수 없음을 이겨내려구요
고운 것을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빛이
저 불빛을 상하게 하네요 당신이 불쌍해
이 命을 다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기다리는 이
또 한 그루를 마음속에 옮겨놓고 기다리는 이
그러나 여전히 설레이는 命은 아파요
命의 갈 길은 어쨌든 움직이는 거지요
움직임 당신의 움직임 당신이 불쌍해
밤이었구요
흐르는 것의 몸이 흐르지 못한
마음을 흘러 저 燈이 나그네 하나쯤 거느릴 수 있으려면
아무려나 당신 마음의 나그네가
내 마음의 나그네를 어디
먼빛으로나마 바래줄 수 있으려구요
밤이었구요
초판 1쇄 1992. 허수경 시집『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사
초판 29쇄 2018.
#시낭송박영애
Негізгі бет [시낭송] 연등 아래 - 허수경/시집 - 혼자 가는 먼 집/영애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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