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9명을 숨지게 한 사고 차량 운전자가 경찰 조사에서 역주행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역주행을 시작할 때는 아무 소리가 없다가 충돌 직전에야 놀라는 소리가 담긴 걸로 전해졌습니다.
신용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일 저녁, 사고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오면서 빠른 속도로 역주행을 시작합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 차 모 씨는 어제(4일) 경찰 조사에서 "역주행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역주행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는 아무 소리도 담기지 않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다, 충돌 직전에야 '어, 어' 하며 놀라는 차 씨 아내의 음성이 녹음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역주행 초기부터 급가속이 시작됐는데, 당황하는 음성은 충돌 직전에만 있었다는 겁니다.
같이 타고 있던 차 씨 아내 김 씨는 SBS 취재진과 만나 호텔을 나온 뒤 순식간에 사고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운전자 차 씨 아내 : 나오자마자 7초 만에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운전을 이렇게 빨리 날아다닐 수가 어딨어요. 날아다녔어요.]
주행 방향을 인도로 튼 이유에 대해서는 남편이 사람을 피하려다 그런 거라고 했습니다.
[운전자 차 씨 아내 : 남편한테 내가 그다음 날 물어봤어. 사물이라든가 뭐 이렇게 비키느라고 그랬고, 사람을 죽이고 싶지도 않고 피하려고]
당시 영상을 보면 사고 차량은 처음엔 도로 오른쪽에 붙어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친 뒤 왼쪽 인도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고를 냈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차 씨가 입원한 병원을 다시 방문해 사고 경위 등을 추궁할 계획입니다.
사고 현장에 희생자 조롱 글을 남겼던 20대 남성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제 오후 한 남성이 쪽지와 음료수를 내려놓는 모습이 CCTV에 담겼는데, 이 남성이 놓고 간 걸로 보이는 쪽지에 문제의 문구가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하고, 인터넷상에 모욕성 게시글을 남긴 작성자들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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