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청동빛 기억을 간직한 아보카도
멕시코 붉은 흙에 뿌리 내리고 햇살로 여물었습니다.
고단백 슈퍼푸드로 소문이 나면서
뉴질랜드로, 치앙마이로 퍼져 나갔습니다.
마침내 달팽이 뜨락 식탁에 올랐습니다.
갓골의 통밀빵에 푸르게 얹혀 생태의 순환에 스며들었습니다.
호두알처럼, 복숭아씨처럼 씨알 하나 단단하게 남았습니다.
물병에 담가 창가에 두었습니다.
낮과 밤이 바뀌고 세 이레를 지나갔습니다.
씨앗 표피에 옅은 갈색의 줄이 생기고 달이 차오르며
도도하게 단단한 껍질을 열고 여린 뿌리를 내밀었습니다.
또 다시 여러 번의 낮과 밤이 지나 우엉처럼 긴 뿌리를 내렸습니다.
어느 날 오후 홀연히 참새 혀 닮은 싹을 내밀었습니다.
여전히 겨울 창가 물병에 갇힌 채 하늘로 치솟을 기세라
미안하고 애잔합니다.
뿌리가 페트병이 바닥에 닿아 휘어져 자라났습니다.
볕 좋은 날 데크에 앉아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아메리카를 떠나 숱한 손길을 거친 씨앗이
두어 달 물병에 헛헛하게 잠겨 있다
자그마한 화분에서 안식을 얻었습니다.
사계절의 곡절을 겪으며 우듬지로 자라지는 못하겠지만
생명 순환의 기쁨을 맛보기나 했으면 합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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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гізгі бет 아보카도, 세상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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