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살며 들숨 같은 일상을 시로 날숨하는
글을 써야 사는 여자, 나목 임현숙 시인의 창작 시낭송입니다.
칼꽃의 바람
임 현 숙
전화기 너머에서
칼과 칼이 부딪치고
핏빛 칼꽃이 만발해요
동물의 말소리처럼
음성도 억양과 색깔이 다 다르죠
싫은 소리도 상냥하면 달콤하게 들리고
예사말도 거칠면 욱하게 해요
꽃잎에 베인 가슴에
핏방울이 맺히고
팡
터질 때마다 성품이 드러나지요
카나리아처럼 말하고 싶은데
입술이 길길이 칼꽃을 피우니
귀를 봉해야 할까
입술을 잠가야 할까요.
-림(20220817)
Негізгі бет 칼꽃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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