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 먼 나라로 떠나기 전
뜨락의 징검돌 밑에
지난 4년 동안의 손주들 추억을 담은 ‘타임캡슐’을 묻었습니다.
문득 제 ‘추억의 구슬’을 생각해봅니다.
제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은
친정 아버지의 수첩과 어머니의 일기에 남아 있습니다.
40년 남짓 교직에 계셨던 친정아버지의 교무수첩에는
하루하루의 출결상황과 성적이 적혀 있고
이따금 사춘기 학생의 일탈과
아버지의 고민이 보입니다.
어머니 일기에는 박봉에 시달리는 한숨이 서려 있고
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뿌듯함과 애잔함이 엿보입니다.
남편이 일지 삼아 쓰고 있는 손공책에는
손주들의 성장이 애환으로 담겨 있습니다.
탐임캡슐에는 손주들의 그림이야기와
손때 묻은 장난감이 갈무리되었습니다.
먼 훗날 손주들이 어른이 되어 돌아와
뜨락의 기억을 길어 올려 생각에 잠기고
혹여 잊힌 채 무심한 세월이 흐르고
또다른 인연을 만나 빛을 볼 수도 있겠지요.
딸네 떠난 달팽이 뜨락엔 적적한 평화가 흐르고
시간구슬을 묻은 징검돌을 바라보며 헛헛함을 달랩니다.
Негізгі бет 타임캡슐, 뜨락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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