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전을 보았다. 그의 그림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1000억이 넘는 작품을 그리는 사람은 대체 뭐가 다르길래?' 하는 비뚤어진 호기심이 발동했던 것이었다. 정작 보고 싶었던 1000억짜리 그림은 보지 못했지만, 그가 그토록 유명한 이유는 전시장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알 수 있었다.
사실 7월에 호크니 전을 한 번 더 다녀오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삶이고, 이미 본 전시회를 또 가는 여유로움은 밥벌이에 밀려 쉽게 잊혀지는 것이다. 다행이라면 전시가 끝나자마자 이 영화가 개봉했다는 점이다. 꿩 대신 닭 느낌으로 보고 온 영화였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도슨트에게 듣는 것으로 하고, 영화 호크니는 그의 생애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금발의 청년에서부터 노인이 된 현재의 모습까지, 호크니는 2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늙어간다. 와중에 그의 작품도 세월에 따라 변해갔는데, 그가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을 보고 있자니 새로움에 대한 갈증은 나이를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싶었다.
한편, 그의 작품 생활에 변곡점이 됐던 일련의 사건들은, 누구나 살다 보면 한 번쯤 겪는 보편적 상황이라고 느꼈는데(그의 지인 중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던 일을 제외하고) 그것이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예술가의 장점이자 단점인, '삶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이러나저러나 대중의 사랑을 일평생 받는 예술가는 드물고, 대단한 금발 머리 할아버지를 만나고 왔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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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гізгі бет 영화 호크니, 작품 저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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