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마지막으로 본 전시는 2018년에 열린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이었다. 미취학아동 수십 명과 함께 관람했던 "더셀비하우스" 전시 이후로 가장 난감했던 관람 환경이었지만, 그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전시 끝 무렵 '걸어가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 나도 모르게 내뱉은 날것의 감정들이 지금도 표피 아래 잔류한다. 고루하지만 감동적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나는 '감동'이라는 단어와 동떨어진 아주 무료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매그넘 인 파리 전"에도 바로 그 자코메티의 얼굴을 볼 수 있는데, 그의 절친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찍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전시를 보기로 한 것도 오직 카르티에 브레송 때문이었는데(거의 유일하게 아는 사진 작가), 예상치 못하게 자코메티와 재회하자 '걸어가는 사람'을 처음 본 날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이런 미세한 접점이 자꾸만 나를 전시회로 이끌고, 알지도 못하는 예술의 편린을 붙잡게 한다. 2016년, 교양 수업에서 카르티에 브레송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의 사진을 오마주한 영화 포스터를 보고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접했다. 그리고 영화는 완벽하게 내 취향이었다.
전시장에는 사진 외에 향기와 음악, 벽면의 색감 등으로 형성하고자 하는 명확한 '분위기'가 있었다. 단지 나는 파리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것이 파리와 일치하느냐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이따금 전시회를 가는 것이 왜 나를 즐겁게 하는지 생각해 본 하루였다.
*매그넘 인 파리는 2월 9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관람 가능
*사진 촬영(O), 동영상 촬영(X)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관람관은 촬영 일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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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Credit
Midnight Snack
Music By: Dj Quads @ / aka-dj-qu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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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гізгі бет 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에서 만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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